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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호 아침단상] `IMF때보다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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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본사 논설위원 조수호 작성일19-08-0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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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본사 논설위원 조수호[경북신문=대구본사 논설위원 조수호]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의 입에서 'IMF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터져나오고 있다.

  90년대말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면서  IMF로부터 달러를 빌어 국가부도 사태를 막았던 IMF로 인해 당시 수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났다. 남아 있는 근로자들도 월급을 삭감당하고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 했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 펼친 금 모으기 운동에는 전국민이 집안에 있는 금붙이를 들고 나왔다. 국민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우리는 3년여만에 IMF를 극복했지만 그 당시 힘들었던 기억들은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젠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런 IMF를 20여년이 지난 지금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입에서 다시 나오고 있다니 놀랍다. 지금 우리 경제가 그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때를 언급하는 것 같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52시간제 도입 등으로 가뜩이나 어렵던 경제는 침체일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오르자 물가도 따라 올랐다. 소비자들은 씀씀이를 줄이고 기업들은 신규채용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 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 것을 뻔히 알지만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손님이 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음식값을 올리는 고육지책인 상황이다. 매출은 반토막 난지 오래다. 가게 문을 닫지 못해 근근히 버티고 있다.

  직원을 내보내고 가족들이 나와 쉬지도 못하고 일하고 있지만 당장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거짓으로 들리지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잘나가는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곤 소규모 기업들은 임금인상은 엄두도 못낼 일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세금도 오르고 재산세도 오르고 건강보험료도 올랐다 한다. 이러니 주머니에 쓸 돈이 남아 있기 어렵다.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서민들의 생존법이다. 그럴수록 경제는 소비 감소로 활력을 더욱 잃기 마련이다.

  미국은 경제가 호황이라고 한다. 주가는 최고점을 찍고 미국의 글로벌기업들은 대다수 약진하는 모습이다. 일본도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골라서 갈 정도로 경기가 호전됐다고 한다. 장기침체 탈출로 기업마다 구인난을 겪고 있다니 대학 졸업 후 수년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좌절하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과 너무 대조적이다.

  일하고 싶어도 오라는 곳이 없어 헤매고 있는 자식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아마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도 남을 것이다. 자식들인들 한 해도 아니고 수년째 없는 형편에 취업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들려주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으니 독서실에서 고시원에서 학원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자식들 또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업들은 기존 인력도 줄여야 할 상황이다보니 신규채용의 문은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물건이 많이 팔리고 수출이 늘어나고 신규투자가 이루어져야 채용시장의 문도 넓어질 것인데 지금의 경제 상황은 오히려 그 반대로 달리다 보니 취업난은 풀릴 것 같지 않다.

  기업은 규제해제를 호소하고 정부의 각종 경제 정책들의 변화를 바라고 있지만 기업들이 원하대로 정책이 바뀔 조짐은 없어 보인다. IMF때가 나았다는 서민들의 목소리가 왜 나오는지 정책당국자들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경제상황이 얼마나 안 좋기에 이런 말이 나오겠는가.

  경제 살릴 특단의 대책 마련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대구본사 논설위원 조수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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